요즘 이상하게 결혼 관련 알고리즘이 저를 계속 잡아끌어요. 원래는 “예식장 투어 브이로그” 같은 거 그냥 스쳐 지나가던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부터는 드레스 피팅 영상 보다가 울컥하고, 스드메 견적표 보다가 정신이 멍해지고, 신혼집 인테리어 릴스 보다가 “아 우리도 저런 식탁 필요하나…?” 이러고 있더라고요. 처음 결혼 준비 시작하면 딱 그래요. 설레는데, 동시에 뭐부터 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주변 말은 다 다르고, 체크리스트는 끝도 없고요. 그래서 오늘은 “결혼 준비가 처음이라면 꼭 읽어야 할 것”을, 제가 약간 허술하지만(?) 현실적으로 정리해볼게요.
1. 결혼 준비의 시작은 ‘우리 기준’ 만들기예요
처음에는 예식장, 스드메, 혼수 같은 단어부터 달려들기 쉬운데요. 그 전에 “우리 결혼은 어떤 결혼이었으면 좋겠는지” 기준부터 잡아야 덜 흔들려요.
- 우리 둘이 원하는 결혼의 그림 정하기
- 예식은 꼭 해야 해요? 스몰웨딩도 괜찮아요?
- 가족 중심이에요, 친구 중심이에요?
- “사진이 제일 중요해” vs “하객이 편한 게 우선이야” 같은 우선순위가 달라요.
- 절대 포기 못하는 3가지만 정하기
- 예: 날짜(성수기/비수기), 지역(지방/서울), 예산 상한선
- 이거 3개만 있어도 선택이 쉬워져요.
- 양가에서 민감한 포인트 확인하기
- 예단/예물/폐백/하객 수 같은 건 나중에 터지면 진짜 머리 아파요.
- “우리 부모님은 이런 거 신경 쓰시는 편이야”를 미리 공유해두면 좋아요.
2. 예산표는 ‘대충’이 아니라 ‘항목별로’ 잡아야 해요
처음엔 “우리 3천 정도?” 이렇게 말로만 하다가, 견적 받는 순간 5천, 7천이 되기도 해요. 결혼 준비는 이상하게 작은 돈이 계속 붙어요. 진짜로요.
- 예산은 ‘총액’ 말고 ‘카테고리’로 쪼개기
- 예식장(식대 포함), 스드메, 예물/예단, 신혼집/이사, 혼수, 여행, 기타(청첩장/사회자/답례품 등)
- 기타가 은근히 크고요… 여기서 멘붕이 자주 와요.
- 식대 계산을 제일 먼저 현실적으로 하기
- 하객 수 × 1인 식대 = 기본 뼈대예요.
- 하객이 200명인데 식대가 6만 원이면 1,200만 원이에요. 어… 생각보다 크죠?
- ‘숨은 비용’ 체크하기
- 대관료 외 부대비용, 플라워 업그레이드, 메이크업 업차지, 원판/앨범 추가, DVD, 헬퍼비 등
- 견적서에 “포함”이라고 써있어도, 어떤 등급 포함인지 꼭 물어봐야 해요. 진짜요.
- 질문 하나 던져볼게요
-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결혼이, 예산 안에서 가능한 형태예요?”
- 이 질문 한 번만 제대로 해도 계획이 덜 꼬여요.
3. 예식장 계약은 ‘조건 싸움’이라서 체크리스트가 필수예요
처음 투어 가면 너무 예쁘고 친절하고 조명 반짝반짝해서… 정신 놓기 쉬워요. 저도 그랬을 것 같아요. 그래서 체크리스트 없으면 그냥 분위기에 휩쓸려 계약하기 딱 좋아요.
- 날짜/시간 선택은 “우리 일정 + 하객 동선” 기준
- 토요일 오후가 인기지만, 하객 동선이 불편하면 실제 만족도 떨어져요.
- 지방 하객 많으면 점심 타임이 더 낫기도 해요.
-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할 7가지
- 식대, 최소보증인원, 홀/연회장 동선, 주차(무료 시간), 음주류 포함 여부
- 폐백실/신부대기실 컨디션, 홀 사용 시간(예식 간격)
- 옵션 장난(?)에 휘둘리지 않기
- “이건 패키지에 포함인데 업그레이드 하면…” 이 루트로 예산이 올라가요.
- 포함의 기준(꽃 종류/수량/포토테이블 구성)을 사진으로 남겨두면 좋아요.
- 계약서 문구는 꼭 읽어보기
- 취소/변경 수수료, 인원 변경 가능 시점, 우천/천재지변 대응 같은 거요.
- 읽기 귀찮아도… 나중에 ‘아 그때 읽을걸’ 하게 돼요. (저는 그럴 것 같아요…)
4. 스드메는 ‘패키지’보다 ‘내가 원하는 느낌’이 먼저예요
스드메는 설명 들으면 다 비슷해 보이는데, 결과물은 완전 달라요. 그리고 제일 감정이 흔들리는 파트이기도 해요. 예쁘고 싶고, 후회하고 싶지 않잖아요.
- “내 스타일”을 먼저 모아두기
- 인스타/핀터레스트에 드레스, 메이크업, 헤어, 촬영 무드 20장만 모아도 방향이 잡혀요.
- 스드메 상담에서 꼭 물어볼 것
- 드레스 투어 가능 여부, 피팅비, 추가금 기준(수입/본식/2부), 메이크업 담당 지정 가능 여부
- 촬영 원본 제공 범위, 수정본 컷 수, 추가 앨범/액자 가격
- ‘가격’보다 ‘결과물 톤’ 확인하기
- 업체 포트폴리오 볼 때 “이 사진 느낌이 내가 원하는 결혼 느낌이랑 맞나?”를 보세요.
- 여기도 질문 하나요
- “내가 원하는 예쁨이, 남들이 말하는 ‘국룰 예쁨’이랑 같아요?”
- 다를 수 있어요. 달라도 괜찮고요. 오히려 그게 더 기억에 남아요.
5. 양가 커뮤니케이션은 ‘정리된 한 장’이 갈등을 줄여줘요
결혼 준비에서 진짜 어려운 건 일정이나 돈보다… 말이에요, 말. “그렇게 하는 게 예의지” “우리 때는 말이야” 이런 얘기 나오면 서로 상처받기 쉬워요.
- 공유 문서는 한 장으로 만들기
- 날짜/장소/시간, 하객 예상 인원, 비용 분담, 진행 방식(폐백/예단 등) 정리해서 공유해요.
- 말로 하면 오해가 생기는데 문서로 하면 덜해요.
- 논쟁 포인트는 “감정”이 아니라 “원칙”으로
- “제가 싫어서요” 말고 “예산/동선/하객 편의 기준으로 이렇게 정했어요”로 설명해요.
- 중간 조율 담당을 정하기
- 양가와 직접 소통을 한 사람이 다 하면 번아웃 와요.
- 신랑/신부 중 누가 어떤 영역 담당인지 나누면 훨씬 편해요.
- 완벽하게 매끄럽게 못해도 괜찮아요
- 중간에 말이 꼬이고, 설명이 부족하고, 오타나고(?) 그래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방향이니까요.
6. 준비가 ‘끝까지’ 굴러가게 만드는 건 일정 관리와 역할 분담이에요
결혼 준비는 프로젝트예요. 일정표 없으면 그냥 흘러가다가 막판에 폭발해요. “아직 시간이 있겠지”가 제일 위험해요.
- 결혼 D-day 기준으로 역산하기
- D-6개월: 예식장, 스드메 큰 틀
- D-3~4개월: 청첩장, 촬영, 예물/예단 협의
- D-1~2개월: 하객 리스트, 좌석/식사 확정, 사회자/축가 섭외
- D-2주: 최종 리허설/동선 점검/당일 준비물 체크
- 역할 분담은 “항목별 오너”를 정하기
- 예식장 담당, 스드메 담당, 하객/청첩장 담당, 신혼집 담당 이런 식으로요.
- 둘 다 “같이 하자”라고 하면 결국 아무도 안 하게 되는… 그 느낌 알죠?
- 매주 30분 결혼회의 하기
- “이번 주에 뭐 했고, 다음 주에 뭐 할지”만 체크해요.
- 이거 하면 싸울 일도 줄고, 진행이 눈에 보여서 마음이 편해요.
처음 결혼 준비는 누구나 헤매요. 오히려 안 헤매면 이상한(?) 수준이에요. 중요한 건, 예쁜 결혼식을 만드는 게 아니라 “우리 둘이 덜 지치고 덜 싸우면서, 우리다운 결혼”을 만드는 거예요. 기준을 세우고, 예산을 항목별로 잡고, 계약서는 체크리스트로 방어하고, 스드메는 내 취향을 중심으로 보고, 양가 소통은 정리된 정보로 하고, 일정과 역할 분담으로 끝까지 굴러가게 만들면요. 결혼 준비가 갑자기 ‘할 만한 일’로 바뀌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어차피 중간에 한두 번은 “아 뭐야 이거 왜이래” 하는 순간이 오거든요. 그때 다시 기준으로 돌아오면 돼요.